개요
탄저병(Anthracnose)은 고추, 사과, 포도 등 다양한 작물의 과실과 줄기, 잎에 발생하여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곰팡이병이다. [1] 특히 고추 재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병해 중 하나로, 주로 열매에 발생하여 수확을 앞둔 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힌다. 병원균이 빗물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므로, 병반이 보인 뒤의 치료보다 장마철 이전의 예방적 관리가 방제의 성패를 좌우한다.
내용
탄저병 방제의 핵심은 병원균의 생태와 전파 경로를 이해하고 예방에 집중하는 것이다. 병원균은 주로 빗물에 의해 주변 과실로 튀어 확산되므로, 비가 잦은 고온다습한 여름철, 특히 6월 하순부터 8~9월 사이에 발생이 급증한다. [2] 따라서 물리적으로 빗물을 차단하는 시설재배나 비가림 시설이 효과적인 재배적 방제 수단이 될 수 있다. 병이 발생한 후에는 단순히 약제를 살포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며, 병든 과실을 즉시 제거하여 포자 밀도를 낮추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화학적 방제 시에는 '병이 보이면 약을 친다'는 안일한 대응을 넘어, 체계적인 약제 선택과 살포 계획이 필요하다. 방제 전략은 크게 '예방'과 '치료'로 나뉘며, 사용하는 농약의 작용기작(계통)이 다르다. 비가 오기 전에는 감염 자체를 막는 '카' 계통 등의 예방용 살균제를, 비가 온 뒤 감염이 확인되면 확산을 막는 '다3' 또는 '사1' 계통 등의 치료용 살균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1] 동일 계통의 약제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저항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서로 다른 계통의 약제를 7~10일 간격으로 번갈아 살포하는 '교호 살포'가 매우 중요하다.
정의·원리
원인 병원균 및 전파 경로
탄저병은 Colletotrichum 속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며, 작물에 따라 원인균이 다르다. 이 병원균은 병든 식물체의 잔재나 토양 속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비가 오면 빗방울에 섞여 공기 중으로 퍼져나간다. 빗물은 탄저병 포자를 주변의 건강한 과실이나 잎으로 옮기는 가장 핵심적인 전파 매개체이다. 포자가 식물체 표면에 부착한 뒤, 높은 습도 조건에서 발아하여 식물 조직 내부로 침투하면서 병이 시작된다. 이 때문에 강우가 잦고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피해가 집중되는 것이다.
주요 증상 (고추 중심)
고추 탄저병의 증상은 주로 열매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며, 수확량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 초기 증상: 열매 표면에 처음에는 기름방울 같은 연녹색 혹은 어두운 초록색의 작은 반점이 나타난다. [1] [2] 이 점들은 점차 커지면서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는 형태를 띤다. 2. 중기 증상: 병반이 점차 확대되면서 둥근 무늬를 형성하고, 중앙부는 움푹 들어간 궤양 증상으로 발전한다. [2] 병반의 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3. 후기 증상: 병반 위에는 담황색 또는 주황색의 포자 덩어리가 동심원 모양으로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 이 포자 덩어리들이 빗물에 의해 터져나가면서 2차 감염을 일으킨다. 심하게 감염된 과실은 그대로 썩거나 말라버려 상품 가치를 완전히 잃게 된다.
활용
탄저병은 한번 발생하면 완전한 방제가 어렵기 때문에 재배적, 화학적 방법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예방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배적 방제
재배적 방제는 약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병 발생에 불리한 환경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병든 과실을 발견하는 즉시 제거하여 포장 밖으로 격리하는 것이다. 이는 전염원의 밀도를 낮춰 추가적인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이다. [2] 또한, 빗물이 직접 과실에 닿는 것을 막는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면 탄저병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통풍이 잘 되도록 재식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균형 잡힌 시비를 통해 식물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도 병 저항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화학적 방제 (농약 사용)
화학적 방제는 탄저병 관리의 필수적인 수단이지만, 올바른 약제를 올바른 시기와 방법으로 사용해야 효과를 극대화하고 저항성 발현을 막을 수 있다.
| 방제 단계 | 핵심 조치 | 세부 내용 |
|---|---|---|
| 1. 예방 | 비 오기 전 살포 | 장마 예보나 강우 예보가 있을 때, 비가 오기 전에 예방용 살균제('카' 계통 등)를 과실 표면에 약액이 골고루 묻도록 충분히 살포한다.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목표다. [1] |
| 2. 초기 대응 | 병든 과실 제거 | 병반이 보이기 시작하면 즉시 해당 과실을 제거하여 포자 확산을 막는다. 제거한 과실은 반드시 포장 밖에 버려 전염원이 되지 않도록 한다. |
| 3. 치료 | 치료용 약제 살포 | 감염이 확인된 후에는 치료용 살균제('다3', '사1' 계통 등)를 우선적으로 살포하여 병의 진전을 억제한다. [1] |
| 4. 확산 방지 | 교호 살포 | 강우가 지속되어 병 확산 위험이 높을 때는, 예방제와 치료제를 포함한 서로 다른 작용기작의 약제를 7~10일 간격으로 번갈아 살포한다. 이는 저항성 발현을 억제하고 방제 효과를 높인다. [1] |
| 5. 확인 | 농약 정보 확인 | 약제 구매 및 사용 전, 반드시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에서 해당 약제가 '고추-탄저병'에 정식 등록되었는지, 작용기작 그룹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또한, 다른 약제와 섞어 사용할 경우 혼용가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1] [3] |
관련 제도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 (PLS)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Positive List System, PLS)는 국내외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농약에 대해 일률적으로 0.01mg/kg(ppm)의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탄저병 방제를 위해 농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이나 농약 포장지의 표기사항을 통해 해당 농약이 '고추' 작물과 '탄저병' 병해에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록되지 않은 농약을 임의로 사용하면 생산한 농산물 전체를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
농약안전정보시스템 (PSIS)
농촌진흥청이 운영하는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은 농업인이 안전하게 농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농약 등록 정보, 작용기작, 잔류허용기준 등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 시스템이다. [3] 농지 소유자나 재배 농가는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언제든지 접속하여 사용하려는 농약이 방제 대상 작물과 병해충에 등록되어 있는지, 독성과 작용기작은 무엇인지, 안전사용기준(희석배수, 수확 전 사용일수 등)은 어떻게 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같이 보기
참고 문헌
본 문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실제 농약 사용과 병해 진단 등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관할 농업기술센터 또는 관련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1] 농촌진흥청·경상북도농업기술원, 「장마철 고추 탄저병 비상, 예방이 최우선!」 (2026.06.29.) [2] 농사로·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고추 병해충 및 생리장해―탄저병」 [3]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