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간작(間作)은 주작물(主作物)의 생육 기간 중 고랑이나 포기 사이의 남는 공간, 또는 시설의 휴지 기간에 다른 단기 작물을 재배하여 토지 이용 효율과 추가 소득을 꾀하는 작부 방식이다. 농촌진흥청 등에서는 '사이짓기'라는 우리말로 표현하기도 하며, 한정된 농지에서 최대한의 생산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통적인 농업 기술 중 하나이다. [1] 농지 소유자나 경작자 입장에서 간작은 단순히 작물 하나를 더 심는 행위를 넘어, 두 작물 간의 양분, 수분, 햇빛 경쟁을 관리하고 추가 노동력과 최종 수익성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하는 복합적인 경영 전략에 해당한다. 순차적으로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이모작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두 작물의 생육 기간이 최소한 일부라도 겹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내용
간작의 핵심은 유휴 자원의 활용을 통한 부가 가치 창출에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주작물이 자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작물의 재배가 끝난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공간 활용의 예로는 키가 큰 옥수수 고랑 사이에 키가 작은 참깨나 콩을 심는 경우를 들 수 있으며, 시간 활용의 대표적인 예로는 딸기 수확이 끝난 6~8월의 고설재배 시설을 활용해 단기 작물인 상추를 재배하는 사례를 꼽을 수 있다. [1] 이러한 방식은 토지와 시설의 이용률을 극대화하고, 주작물 외 추가 소득원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간작이 항상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작물 조합에 따라서는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북농업기술원의 연구에서는 삽주와 율무를 간작했을 때 삽주의 고사율이 감소하고 수량이 41.3%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생육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4] 반면, 경기도 연천에서 진행된 다른 시험에서는 옥수수와 참깨를 간작했을 때의 소득이 감자와 수수를 이모작했을 때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나기도 했다. [2] 이는 간작이 작물 간 상호작용, 즉 상생(相生) 효과와 경쟁(競爭)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간작을 위해서는 작물 조합의 궁합, 재배 밀도, 비배 관리, 병해충 방제 등 기술적 요인과 추가 노동력 투입 대비 순소득, 그리고 수확물의 판로 확보까지 다각도로 검토하는 치밀한 사전 계획이 필수적이다. 무분별한 도입은 오히려 주작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전체 농가 소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소면적 시험재배를 통해 자신의 농지 환경에 적합한 조합과 재배법을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의·원리
정의와 구분
간작은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동일한 포장에서 동시에 재배하지만, 각각의 작물이 명확한 공간 구획(이랑, 고랑 등)을 가지고 배치되는 작부체계를 의미한다. 반면, 이모작은 한 해에 같은 농지에서 재배 시기를 달리하여 두 종류의 작물을 순서대로 재배하는 방식이다. 또한 여러 작물의 씨앗을 섞어 뿌리는 혼작(mixed cropping)과도 구분된다. 각 작부체계의 특징은 아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구분 | 공간 점유 방식 | 시간 점유 방식 | 대표 사례 |
|---|---|---|---|
| 간작(사이짓기) | 동시 점유 (구획 분리) | 생육 기간 일부 또는 전체 중첩 | 옥수수 + 콩, 마늘 + 배추 |
| 이모작 | 순차 점유 | 생육 기간 분리 (전작 수확 후 후작 파종) | 벼 + 보리, 감자 + 수수 [2] |
| 윤작(돌려짓기) | 순차 점유 (연 단위) | 매년 다른 작물 재배 | 콩 → 옥수수 → 감자 순환 재배 |
| 혼작(섞어짓기) | 동시 점유 (구획 없음) | 생육 기간 전체 중첩 | 다양한 목초 씨앗 혼합 파종 |
기본 원리
간작의 기본 원리는 생태계의 다양성을 농업에 도입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있다. 첫째, 자원 이용 효율성 증대이다. 키가 큰 작물과 작은 작물, 뿌리가 깊게 뻗는 작물과 얕게 뻗는 작물을 조합하면 토양의 다른 깊이에서 양분을 흡수하고, 각기 다른 높이에서 햇빛을 나누어 받을 수 있어 공간과 자원의 낭비를 줄인다.
둘째, 병해충 및 잡초 억제 효과이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다양한 작물이 섞여 자라는 환경은 특정 병해충의 대규모 확산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천적의 서식처를 제공하여 생태적 방제를 유도한다. [3] 또한, 지표면을 덮는 부작물은 잡초의 발생을 억제하는 멀칭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러한 원리로 인해 간작은 유기농 및 무농약 재배에서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활용된다.
셋째, 생산 위험 분산이다. 특정 작물의 가격이 폭락하거나 이상 기후, 병해 등으로 큰 피해를 보았을 때, 함께 재배한 다른 작물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단일 작물 재배에 비해 농가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활용
작물 조합별 사례
간작의 성공 여부는 작물 조합과 재배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실제 연구 사례를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육 개선 및 수량 증대 사례 (삽주+율무)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이 2017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 고온다습에 약한 약용작물인 삽주를 율무와 사이짓기 했을 때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타났다. 율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이 삽주의 하고(高溫枯死) 현상을 막아주어, 단독 재배 대비 고사율이 15% 감소했다. 또한, 뿌리 생장이 양호해져 10a당 수량이 41.3% 증가했으며, 상품률 역시 9.2%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4] 이는 작물 간 상호보완을 통해 생육 환경을 개선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수익성 비교 사례 (옥수수+참깨 vs. 감자+수수) 반면, 농촌진흥청이 경기도 연천에서 2020년과 2021년 평균 소득을 분석한 결과는 간작의 경제성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함을 보여준다. 해당 시험에서 옥수수·참깨 간작 조합의 소득은 645천 원으로, 참깨를 연달아 두 번 재배하는 '참깨 이기작'(1,417천 원)이나 '감자-수수 이모작'(2,791천 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특히 감자-수수 이모작의 소득은 옥수수-참깨 간작의 약 4.3배에 달했다. [2] 이 사례는 단순히 빈 땅을 채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작물 조합, 투입 노동력, 시장 가격 등을 종합한 경제성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 위 소득액의 기준 면적은 원문에 명시되지 않아 10a당 소득으로 단정할 수 없다.)
시설 활용 사례 (딸기+상추) 충남 논산의 한 농가에서는 시설 딸기 재배의 휴작기를 활용한 간작 모델을 선보였다. 통상 시설 딸기는 9월에 정식하여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한 뒤, 6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 재배 시설을 비워두게 된다. 이 기간에 기존의 고설베드를 그대로 활용하여 단기생육 작물인 상추를 재배하는 것이다. [1] 이는 고온기 상추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하는 동시에, 유휴 시설을 활용해 농가에 추가 소득을 안겨주는 효과적인 시간차 간작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도입 시 고려사항
간작을 농지에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작물 조합의 상성: 햇빛 요구량이 다른 작물(양지성+음지성), 뿌리 깊이가 다른 작물(심근성+천근성)을 조합하여 빛과 양분 경쟁을 최소화해야 한다. 재배 밀도와 배치: 두 작물이 서로의 생육을 방해하지 않고 통풍과 채광이 원활하도록 적절한 재식 거리와 배치를 결정해야 한다. 농기계 작업 통로 확보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추가 노동력과 비용: 간작은 파종, 관리, 수확 등 전 과정에 추가적인 노동력을 요구한다. 추가 투입되는 노동력과 자재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순소득이 기대되는지 계산해야 한다. 병해충 및 농약 사용: 한 작물에 등록된 농약이 다른 작물에는 미등록 농약일 수 있어 방제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친환경 재배가 아닌 경우, 두 작물에 공통으로 등록된 약제를 사용하거나 비농약적 방제법을 병행해야 한다. * 시장성과 판로: 부작물로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할 판로가 미리 확보되어 있는지, 출하 시기의 시장 가격은 어떠한지 사전에 조사하여야 예상치 못한 재고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관련 제도
간작은 친환경 농업에서 권장되는 기술 중 하나이지만, 각종 농업 관련 제도 적용 시에는 개별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유기농산물 생산체계에서 병해충 및 잡초 방제 수단으로 혼작·간작을 명시하고 있다. [3] 그러나 간작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합성 농약 및 화학비료 사용 금지(또는 제한) 등 해당 인증의 세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3]
공익직불금, 농작물 재해보험 등 정부 지원 사업의 경우, 한 필지에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이 재배될 때의 신고 방법, 면적 인정 기준, 피해보상 범위 등이 사업별 지침과 품목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현재 간작에 대한 통일된 전국 공통 신고 기준은 명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농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본 문서는 일반 정보 제공용이며, 실제 직불금 신청, 재해보험 가입, 친환경 인증 등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업 시행 연도의 공고를 확인하고, 관할 행정기관(읍·면·동사무소), 농산물품질관리원, 농협 또는 관련 인증 기관에 직접 문의하여 정확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같이 보기
참고 문헌
[1] 농촌진흥청. (2022). "딸기 휴작기 고설베드 활용 상추 사이짓기 재배 현장". https://www.rda.go.kr/board/board.do?dataNo=100000797647&mode=view&prgId=day_ppemoventEntry [2] 농촌진흥청. (2022). "중·북부지역, ‘봄감자-여름수수’ 이모작으로 소득 올려요". https://rda.go.kr/board/board.do?dataNo=100000801414&mode=view&prgId=day_farmprmninfoEntry [3] 국립농업과학원 흙토람. "친환경 인증 생산체계". https://soil.rda.go.kr/soilmap/ecoEvm.do [4] 전라북도농업기술원. (2017). "동부권역 신소득 유망작물 삽주 하고방지 재배기술 개발". https://www.rda.go.kr/board/board.do?boardId=farmlcltinfo&currPage=1001&dataNo=100000739378&mode=updateCnt&prgId=day_farmlcltinfoEntry
